2014년 개봉한 영화 비긴 어게인은 원스의 감독 존 카니가 만든 음악 영화이다. 키이라 나이틀리와 마크 러팔로, 마룬5의 싱어송라이터 애덤 리바인이 등장한다. 토론토 국제 영화제 상영 당시 제목은 "노래가 당신을 구할 수 있나요?" 였다가 상영 전에 제목을 바꿔 비긴 어게인으로 출시되었다.
비긴 어게인, 대략의 줄거리
뉴욕의 어느 바에서 시무룩하게 앉아 있던 그레타는 억지로 무대에 올라오게 된다. 싱어송라이터인 그레타의 노래는 호응을 얻지만 이내 관객들은 그레타의 노래를 신경 쓰지 않고, 의례적인 박수 소리만 들려올 뿐인 그저 그런 가수이다. 관객 중 딱 한 사람만 빼고. 마크 러팔로가 배역을 맡은 댄 만이 감동받은 표정으로 그레타를 바라보고 있었다.
댄은 과거 뉴욕에 힙합 열풍을 일으켰던 천재 프로듀서이다. 한 동안 잘 나갔던 그는 순수한 열정을 지니고 있었지만 함께 했던 친구 사울은 점점 상업주의에 물들어 과거에 속물이 되어 둘의 회사는 점점 작아져 갔다. 이제는 맥주를 사 마실 돈도 없는 빈털터리가 된 신세이다.
숙취에서 깨어난 댄은 살림을 책임지는 바쁜 아내를 위해 딸 바이올렛을 마중 나갔다. 하지만 여전히 프로듀서 일을 하고 있었기에, 달리던 차 안에서 자신에게 온 데모 CD를 듣다가 마음에 들지 않자 창문 밖으로 던져버린다. 딸을 태우고 히사에 도착한 댄은 미팅 자리에서 사울과 말다툼을 하다, 해고당하고 만다.
그 길로 나와 시동도 걸리지 않는 차가 댄의 상황이 최악이라는 것을 보여주는데, 그때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그레타를 발견하게 된다. 천재 프로듀서였던 그의 영감이 그레타의 음악에 의해 발동되었고, 수수한 기타 반주와 그레타의 목소리 뿐이었지만, 댄의 머릿속에는 온갖 악기들의 울림을 상상하며 전율에 떨게 된다. 그레타의 노래가 끝나자 댄은 그녀에게 해고당한 회사의 명함을 건넨다. 하지만 그레타는 시큰둥한 반응이고, 댄은 그레타와 음악의 진정성에 대해 대화를 나누다 헤어지는데, 댄은 이 미래가 창창한 싱어송라이터를 놓치고 싶지 않아, 꼭 연락을 달라고 하며 헤어진다.
한편, 그레타는 연인인 데이브와 뉴욕으로 오게 된다. 데이브는 큰 음반회사와 계약하고 시내의 고급 아파트에서 살게 된다. 데이브는 그레타를 자신의 앨범에 참여하게 하는 등 그레타와 미래를 그려 나가는 사람이다. 둘은 예전부터 같이 음악 작업을 했기 때문에, 음악적으로도 영감을 나누는 연인으로 나온다. 데이브의 음반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그레타는 오랜 친구 스티브와도 재회하며 순탄해 보이는 듯했다. 그러던 어느 날 데이브가 일주일간 LA로 출장을 다녀오고, 그레타는 그동안 만든 노래를 데모로 들려준다. 하지만 기존과는 달라진 노래에 그레타는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향해 만든 노래라는 걸 직감적으로 눈치채고 데이브의 뺨을 때린다. 데이브는 새로운 연인이 생겼다고 고백한 뒤 둘은 헤어지게 된다.
그레타는 집을 나와 스티브의 집에 신세를 지고, 한 동안 뉴욕에서 지내며 수중에 가진 돈도 떨어진 상태에서 댄을 다시 만나게 된다. 댄과 그레타의 음악으로 묶인 만남이 시작되고, 앨범을 만들게 된다. 영화는 그레타와 댄의 음악 앨범을 만들어 가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비긴 어게인의 대표 OST
영화 비긴 어게인은 영상미도 좋지만, 음악 영화인 만큼 OST 수록곡이 참 많고, 편안하게 듣기 좋은 노래가 많다. OST 중 몇 곡을 소개한다.
1번 트랙은 마룬5 애덤 리바인의 "Lost Stars", 아마 이 노래의 초반 멜로디를 들으면 누구나 비긴 어게인을 떠올릴 것이다.
이 노래는 그레타가 데이브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작곡한 노래인데, 영화의 메인 테마라고 볼 수 있는 곡이다.
가사 중 "Tell us the reason youth is wasted on the young, 젊음이 젊은 시절에 낭비된다"는 젊은이 들은 젊음을 소중히 생각하지 못한 채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된 후 느끼는 그 가치를 모른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한다.
2번 트랙 키이라 나이틀리가 부른 "Tell Me If You Wanna Go Home"
3번 트랙 애덤 리바인의 "No One Else Like You" 등 가사를 모른 채 멜로디만 들어도 흥얼거리게 되는 OST가 비긴 어게인을 계속해서 기억할 수 있게 해 주는 또 하나의 관람 포인트이다.
영화를 본 소감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 비긴 어게인은 다양한 삶을 살아가며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위안이 되는 영화 같다. 천재 프로듀서였던 댄과 뛰어난 싱어송라이터지만 대중들에겐 외면받는 이들이 만나 음악을 만들고 서로를 이해하고 주변에 좋은 영향을 주는 그런 사랑스러운 스토리의 영화이다.
스토리도 좋지만, 더 훌륭한 건 영화의 OST 트랙, 수년이 지난 지금도 내 플레이 리스트에는 이 영화의 OST 몇 곡을 즐겨 듣고 있다. 화려한 일렉트릭이나 미디 사운드가 아닌, 진짜 악기로만 연주되는 담백한 음성과 가수 애덤 리바인의 목소리가 합쳐져 편안한 느낌의 음악을 즐길 수 있어서 좋다. 가수가 아닌 키이라 나이틀리의 음색 또한 좋아서 자주 듣는 편이다.
영화에서 댄은 천재 프로듀서였지만, 그 재능을 대충대충이라는 캐릭터성으로 표현된다. 아마도 천재들의 일반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싶지만, 그런 그가 변화되어 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꽤나 역동적으로 느껴져서, 나도 모르게 신이 나기도 했다.
나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이 음악 영화 하면, 비긴 어게인을 떠올린다. 다양한 음악 영화가 있지만 내게는 비긴 어게인이 최고의 음악 영화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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